색을 닮은 감성, 페인트커피앤바
카페를 고를 때, 우리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한 공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여백을 채워줄 분위기와 경험을 함께 고른다. 은평구 응암동에 자리한 페인트커피앤바 응암점(Paint Coffee & Bar) 은 이름처럼 마치 색을 칠하듯 하루를 다채롭게 채워주는 공간이었다.
처음 입구를 마주했을 때부터 인상적이었다. 세련된 간판과 깔끔한 외관이 마치 작은 갤러리를 연상시켰고, 내부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따뜻한 조명이 조화를 이루며 포근한 기운을 안겨준다. 공간은 넓지만 군더더기 없는 배치로 답답하지 않고, 곳곳에 놓인 인테리어 소품들이 은은하게 포인트 역할을 한다. 특히 매장 한쪽 벽면에 걸린 추상화와 페인트 느낌의 디자인 요소는 이곳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카페 이름에 ‘커피’가 들어간 만큼, 이곳의 커피는 기대 이상이었다. 원두는 매일 로스팅 시점과 상태에 맞춰 관리되고 있어 잡맛이 없고 깔끔하다. 내가 주문한 아메리카노는 쓴맛과 산미가 균형을 이룬 스타일로, 텁텁하지 않고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라떼는 우유 거품이 촘촘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았고, 원두 본연의 고소함이 잘 살아 있었다. 커피 외에도 시그니처 음료가 다양했는데, 페인트라는 이름처럼 색감이 예쁜 음료들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딸기 크림 라떼와 바닐라빈 라떼는 SNS 인증샷을 부르는 메뉴였다.
또한, 카페에 디저트가 빠질 수 없는데, 이곳의 케이크와 구움 과자는 직접 입고 관리하여 신선하다. 당근 케이크는 달지 않고 은은한 시나몬 향이 감돌아 커피와 잘 어울렸고, 치즈케이크는 진득하면서도 깔끔한 마무리였다. 디저트 접시는 작은 팔레트 모양으로 제공되는데, 이 또한 ‘페인트’라는 이름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포인트였다.
페인트커피앤바 응암점은 단순히 커피와 디저트만으로 끝나는 공간이 아니다. 이곳의 브런치 메뉴는 이미 응암동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날 만큼 인기가 높았다. 주말 이른 낮 시간에 방문하면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마치 도심 속 작은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준다.
대표적인 메뉴는 에그 베네딕트다. 촉촉하게 조리된 수란 위에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홀랜다이즈 소스가 일품이었다. 신선한 채소와 곁들여져 있어 무겁지 않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었다. 또 다른 인기 메뉴는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로, 바삭한 브레드 위에 아보카도 슬라이스와 토마토, 올리브 오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었다.
여기에 파스타나 간단한 샐러드 메뉴도 마련되어 있어 점심 대용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훈제 연어 샐러드는 싱그러운 채소와 풍미 깊은 연어가 잘 어우러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고, 발사믹 소스가 산뜻한 마무리를 더해줬다.
무엇보다 브런치 메뉴가 플레이팅부터 감각적이었다. 접시 위에 음식이 하나의 작품처럼 담겨 나와 눈으로 먼저 즐기게 된다. 커피나 라떼와 함께 곁들이면,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브런치 세트가 된다.
위치와 운영시간은 다음과 같다.
위치: 서울특별시 은평구 백련산로14길 7-3 1층
운영시간: 오전 09시 - 오후 19:00 (매주 수요일 휴무)
페인트커피앤바 응암점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일상 속 색다른 무드를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커피와 디저트의 맛, 인테리어, 음악, 그리고 바 콘셉트까지.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고 세심하게 준비된 곳이라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겼다. 특히 낮과 밤이 다른 매력을 갖추고 있어, 여러 번 찾아도 지루하지 않을 듯하다. 응암동 근처에서 특별한 카페를 찾는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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